뜨거움

잡념 2013. 4. 13. 14:20

엊그제 출근길

차에 치여 차도에 엎드려져 있는 한 아주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그 쓰러져 있는 아주머니의 손을 뛰어넘어 허겁지겁 출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도 보았다.

물론, 사고를 낸 당사자가 전화를 걸어 응급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들이 아주머니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너무나 익숙한 듯한 그들의 태도는 참 씁쓸했다.

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우리는.



마치 마라톤을 뛰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가, 

옆사람이 하나 둘 나자빠져 죽어가도 

'아 그냥 죽나보다'

'저사람도 죽나보다'

하는 듯한, 정말 냉담하고 무관심한 모습들처럼, 그런 모습들..


이 마라톤 대회에서, 

달려서 1등을 해야만, 

등수 안에 들어서 상금을 타야만

수많은 방송매체에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야만

인생의 '목적'을 발견한 것만 같은 모습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그런 마라톤 대회라면,

정말 그러한 경쟁대회라면,

나는 쓰러지는 사람들을 세워주고 

힘든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목마른 자들을 먹여주고

포기하는 자들에게 격려하며 용기를 심어주어

다함께 완주하는 마라톤을 하고싶어졌다.

비록 '꼴찌'이더라도..


비록 나에게 누군가는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바쁘게 살아봐 그럴 생각할 겨를은 없어' 라고 말했다 하더라도.




어제, 얼마전에 개관한 '역사문화 박물관'엘 다녀왔다.

시간이 많지 않아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잠시 둘러본 정도였지만,

그 정도 만으로도 

얼마나 수많은 위인들이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였고, 

'진실'과 '자유'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였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피눈물을 훔쳤는지를 깊이 되새겨 볼 수 있었다.


..

피가 끓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 땅에서 수많은 고귀한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그 죽음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희생이 지금의 내가 살고있는 이 나라를 만들었다는 데에 대하여 

너무나 숭고한 그들의 희생에 눈물이 나도록 감사했고,

나 역시 한 줌의 흙이 되기 전까지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여 살다 가고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단순히 우리나라 좋은나라, 우리나라 만세,

우리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로만 내 생각이 끝나지는 않았다.

정말 가치있는 것들에 목숨을 바치는 그들이 피와 목숨으로 쌓은 이 나라가

어느새, 

수많은 외래 문물들을 부러워하는 청년들로 인해 

우리 문화들과 우리의 것들은 다 쓸모없고 지루한 것으로 치부되고,

역사가 왜곡돼도 한 연예인의 스캔들보다도 못한 관심거리일 뿐이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범죄와 부도덕함에 물들어있어,

사회는 점점 부도덕함을 부도덕하다 말하기도 힘들어 져 가며, 

눈에 보이는 것(옷차림, 외모, 몸매, 소유물)에만 집착하여 

부모에게 물려받은 아름다운 것들을 다 획일화 시키는 데에 혈안이 되어있고,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 중, 살고싶어하지 않는 청소년이 가장 많아 진..

이나라가 눈물나게 죄스러웠다.


내 정말 생각없이 살지 않으리.

내 정말 당신들의 목숨으로 바꾼 이 나라, 우리 조국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하리..





창밖에 핀 푸른 나무와 꽃들처럼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게 얼마 없다 하더라도

있는 힘껏 '만개'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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