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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8 오셀로 - 셰익스피어

오셀로 - 셰익스피어

Review/읽은 책 2013. 5. 18. 12:30





* 등장인물 : 

- 오셀로, 데스데모나(오셀로의 아내), 이아고, 카시오, 에밀리아(이아고의 아내)

- 브라반쇼(베니스원로원 의원) 그라반쇼(브라반쇼아우), 로도비코(브라반쇼조카), 로데리고(베니스신사), 비앙카(카시오의 창녀)

- 몬타노(키프로스의 전 총독), 어릿광대(오셀로 하인), 등등..

 

* 배경 : 베니스와 키프로스의 항구



마치 사랑의 신 큐피트의 질투와 같이. 

천사와 같은 그녀가 악마와 같이 보일 수도 있게 만드는 의심이라는 판도라의 상자에 관한 이야기..치밀함과 잔인함의 꿀을 바른 세치 혀의 농간으로 시작된, 인간의 무지함과 편협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 농간에 너무나 쉽게 속아가는, 마치 봉사와 같은 한 남자의 비뚤어진 사랑은 흡사 동전과 같이 아름다운 사랑의 잘못된 전개가 가져오는 비극의 비참함이 어디까지인지 헤아리게 만든다.

이 모든 비극의 원흉, 음모의 시작인 이아고. 그의 동기는 누구라도 사실 쉽게 이해하기 힘들만큼 비뚤어져 있는데, 나는 그것을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았다. 권력과 명예, 덕망이 높고 인품이 좋으며 충신인 오셀로.. 그의 성공과 칭송도 모자라 백향목과 같이 향기롭고 순결한 어린양과 같이 아름다우며 정조있는 부인을 얻는 행운까지. 

그러나 그 검은 양반 오셀로의 출세와 성공가도가 영 거슬렸던 그는, 비록 자신이 아내를 두고있으며,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삶임에도 불구하고, 저주의 서곡을 쓰기 시작한다.

우리의 눈에는 행운이요 축복인 것들이 유지되고 지속되기까지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 축복이 축복으로써 완전하기 위해서는, 아무 눈에도 띄지 않게 숨겨둔 축복이거나, 남들 눈에 '축복'으로 보이지 않는 축복 다시말해 우리 내면의 만족감과 행복함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더라도 타인의 수준에 연연치 않고 즐기는 것(자족)이 그 축복을 never ending story로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상대적 박탈감. 그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변함없는 이 '경쟁구도'와 '상대평가'.

우리는 유난히 더 상대적인 박탈감이 만연한 시대에 살지 않나.. 매스미디어와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각종 통신수단의 발달은, 우리가 더 '소통'하게 하는 반면, 더욱 타인의 삶과 비교를 통한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심리를 습관화되도록 만들었다. 스타강사 김미경이 자신의 고향에서 그랜져를 타던 마을 이장님이 가장 부자이며 멋져보였다던 어릴 적,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나, 막상 서울을 상경한 뒤에 우물안 개구리였음을 느낀 김미경씨는, 이장님의 재정상태는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그에 대한 이미지가 온통 사라졌다고 했었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의 삶은 여전히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낄 수있다. 

끝없는 경쟁의 굴레에서 뛰고있는 햄스터와 우리는, 어쩌면 같은 처지가 아닐까?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것이 없나니.." 라는 성경구절이 문득 생각난다. 



극중의 아름다운 여인 '데스데모나'..

이 작품속 그녀의 빼어난 자태와 기품, 고결한 성품에 대한 묘사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셰익스피어의 문학을 즐기던 남성들에게 얼마나 그녀를 그리게 했을런지. 내가 직접 만나지 못하였더라도 사랑에 빠져버릴만큼 아름다우며 즐겁다.

오해와 불신이라는 안경을 써 버린 오셀로가, 그녀를 때리고 욕하며 저주할 때에도 그녀가 보여주는 순수하고 이타적인 성품은, 어찌나 황홀한지. 게다가 자신의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버리도록 계략을 꾸민 이아고와 같은 자들을 신께 오히려 용서해 달라는 기도를 올리는 그녀. 

과연 이러한 여자가 세상에 존재할까? 이토록 진실되고 순결한 자가.. 

오셀로를 보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내 눈이 높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하 하.



사람이란 얼마나 간사하며 영악해 질 수 있는지. 때론 어찌나 연약하고 쉽게 꺾이고 부러지는지. 말이란 것에는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또 정직하고 순결을 지키는 것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열망하고 긍정하면서도 실제론 그리 살지 않는지. 

문득 '선'과 '악'의 싸움은 애초부터 선이 승리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 만큼, 참으로 순식간에 '악한' 이아고의 꾀임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선한' 오셀로의 모습은,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말씀구절과, '깨어있으라'는 말씀구절이 계속해서 생각나게 만든다.


오셀로, 비록 극의 내용도 하나 모른 채 연극으로 처음 보고 관심을 가진 극이었으나, 

아, 왜이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드는 극이냐!  아 왜이리 데스데모니와 같은 여인을 꿈꾸게 하는 극이냐!

셰익스피어 이 작자를 좀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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