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지양주의를 지양

딜레마 2013. 5. 17. 12:52

 

 

휴일에 약속이 없다는 것

그것이 문득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싶어

이불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었으나 이내 "그게 뭐!! 뭐 어때서!" 하는 반항심과 함께 오늘아침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약속하나 없는 석탄일 아침

아침부터 '넘의 살'을 먹자는 엄마의 표현이 마냥 귀여워 한참을 웃고나서

함께 삼겹살을 구워먹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문득

'연애' 에 대한 많은 강사들의 화려한 입담이 참 재미지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몇 동영상을 깔깔대며 보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인터넷이라는 놈이 처음에는 '지도'찾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사회'면과 '정치'면, 그리고 '연예'면까지를 다 보고나서 끝나버리는 것 처럼 정처없이 방황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내 정돈되지 않은 내면세계와 닮아있는 것 같아, 그 공간이 그런 줄 알면서도 매번 열고나서 한참을 보낸 후에 후회를 하고 닫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연애'강의를 보다가 김미경 강사의 '부자스토리'라는 강의까지 보고 앉아있게 되었다. 그 스토리 중 한 대목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나 끄적여본다.

 

 

한 집안과 다른 집안의, 100년 넘게 '차이'난다는 그녀의 한이 서린듯한 말. 

누구는 1980년대에 이미 '미국'유학을 다녀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를 하고, 누구는 '돼지'우리를 돌보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며 자신의 집안이 걸어온 길에 대한 후회와 반성, 그리고 자신은 절대 그렇게 살지 않겠다 다짐 또 다짐하는 그 모습, 그리고 실제로 악바리같이 살아온 그녀의 삶..

 

나는 여태 그 '차이' 라는 개념, 다시말해 그 '성공' 에 대한 많은 이들의 가치관을, 성경적인 사고로 생각한다는 전제 하에, 굉장히 세속적이고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성경적인 사고'라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소유'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은연중에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인간들이기에, 충분히 '행복'하게끔 이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들(자연,환경,가족,건강,시간,양식,에너지 등등)을 감사하지 못하게 하는 '사탄'의 수단이며 계략이라는 것이다. 그 사탄의 수단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땅에서 유난히 잘 먹혀들고 있는데, 예로 들자면 '좋은 학교'와 '좋은 직장', '좋은 차, 집, 옷, 좋은 배우자, 멋진 외모, 좋은 컴퓨터..' 등과 같은 우리들의 끝 없는 욕심과 욕망을 구체화 시키고 현실화 시켜낸 장난감들을 계속 만들어내 우리가 '감사'하지 않고 '불평'하며 살게하고 또한 진짜 '중요한' 것이 아닌 부가적인 것을 위해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노력을 다 쏟아붓도록 한다.. 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무언가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고, 빈곤해서 가난한 것이 아닌 상대적빈곤과 상대적 박탈감이 우리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일이 다반사인 이 현실에 대한 해결책이랄까. 물론 해결책이 아닌 나만의 정신승리일 수도 있겠지.)

 

그렇기에, 남들이 바라보기엔 우리 집안이 100년 내내 곰국만 끓여오는 별볼일 없는, 변화나 어떠한 멋진 '성공'스토리가 없어도 '하나님 한분'만으로 만족해왔으며 '정직'과 '성실'이라는 큰 가치를 지켜왔다..라는 그런 이야기가 더 자랑스럽고, 더 큰 가치를 위해 희생하는 스토리라 생각했으며 나 또한 그렇게 살리라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문득, 오늘 오전 그런생각이 든다. 내가 문득 '성공'을 무조건적으로 '지양'해 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과 함께, 그들(성공한 사람들)의 삶은, 내가 생각해 왔던 것 만큼 그렇게 치부할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고. 그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고, 그들의 삶에서 많은 것들을 희생하면서 까지 그 것을 위해 달려왔으며 굉장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그러한 생각이 들고나니, 끊임없는 질문들이 내게 덤벼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들의 '동기'는 나 역시 반박하고 싶다. '성공'지향, ''지향, 이것은 여전히 내가 따르고 싶지 않은 세속적 가치임엔 분명하다. 허나, 그들의 그 열정과 겸손함, 그리고 그 절제(self-control이라 NIV 성경에는 묘사되어 있듯)하는 극기의 정신은 무조건적 성공을 지양해 오며 '교만함'과 '오만함'에 빠져있던 내 모습보다 훨씬 더 멋지다는 것..그리고, 그 성공을 '지양'해 오던 나의 가치관도, 결국 그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무의식적으로 어느정도는 그들의 가치를 좇으며 살고 있다는 것.

 

성공을 지향한다. 

하지만, 성공지양주의 는 지양한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 순수한 땀방울을 가벼이 여기지 말자.

내가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내 교만은 아닌지, 돌아보자.

나는 가장 낮은 자가 되어야 하고, 가장 밑에서 '섬김'을 해야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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