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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밤엔.. 헨델 - 울게하소서 (Lascia ch'io pianga)

Review/ect 2013. 4. 16. 00:19

시청으로 사무실을 이주한 지 한 일주일 쯤 되었다.

점심을 먹고 직장동료와 산책을 하던 도중, 

한 교회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며 자유음악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신이나서 받아, 먹으며 가야금 연주와 각종 음악을 즐기는데,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아주 멋지게 불러낸 한 남자(카운터테너)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어느새 난 하루종일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흥얼거리게 되었다.

※ 카운터 테너는 '카스트라토'처럼 거세하지는 않았지만 높은 음역대의 음을 낼 수 있는 남성파트를 말한다.




<조수미 - 울게하소서>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gQeQlV1Jmk8

<Barbra Streisand 의 울게하소서>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X_cs9-pfSPI

<Sarah Brightman - 울게하소서>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_BwKavzCu34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조수미, 사라 브라이트만, 바브라 외에도, 국내 가수들 중 조관우씨나 다른 몇몇 가수도 불렀던 적이 있다. 그러나 너무나 높아 일반인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그 곡.




이 유명한 곡이 가장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것은 바로 '파리넬리'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 처음 이 아리아를 접하게 된 것도 파리넬리를 통해서였다.
카스트라토(음역대를 높이기 위해 거세한 남자)의 일생의 비애를 그 곡에 대입하여 슬픔을 표현했었던 그 영화를 보며,
음악을 위해,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일생을 희생시키면서도 아름답게 미화할만큼 악한 '인간의 이중성'과, 
그 고통스러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악기로써의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파리넬리의 숭고한 정신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마성의 고운 음색에 빠져 넋을 잃고 보았던 그 음악을, 이 점심에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다니.
감격. 감격. 
헨델의 음악성에도 또한번 퐁당 빠져 감격..^^



아리아 '울게하소서'의 이야기는 헨델의 리날도에서부터 시작되는데, 

<헨델의 리날도 더 자세히 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3934

간략하자면, 아래와 같다.

리날도와 알미네라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었고,

전쟁이 일어나 리날도가 전쟁터로 떠나게 되고, 

그 사이 알미네라가 인질로 붙잡힌다.

적국의 왕은 인질로 잡은 알미네라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하지만,

 "날 자유롭게 해 줄 것이 아니라면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아요.

  차라리 내 잔혹한 운명을 탄식하며 울게 내버려 두세요" 하며 그의 구애를 거절하는, 그 대목이 바로 '울게하소서'.




알미네라에게나, 적국의 왕에게나, 리날도에게나, 어긋난 사랑은 참 슬프다.

사랑.

사랑이 무얼까.

목숨도 아무렇지 않게 걸 수 있는 것이 사랑.

명예도 권위도 다 그앞에 내려놓고 그 강한 남자들을 무릎꿇게 만드는 사랑..

그 많은 돈도 다 물리칠 수 있는것이 바로 사랑 아닌가.

사랑의 장애물은 사랑을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게 하니, 아이러니하고도 놀라운 사랑의 힘이란.

(물론 요즈음의 사랑은 굉장히 인스턴트식이라.. 좀 다를지 모르겠다. 으 싫다. 경박해.)



슬픈 가사지만, 
각자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른 적용. 
나는 오늘 하루,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며. 굉장히 사랑을 갈구하는 모드가 되었달까..
센치해진 밤이로구나. 
아 사랑이 필요하다. 밤새 속삭일 사랑이.
혹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긋났던 과거의 연인을 떠올리는 것은 아닐지.
이 노래에 취해 오늘 하루 사랑의 향을 음미하는 것도 좋겠다.
인생이 무엇이며 진지한 것이 무엇이냐
오직 아름다운 것은 사랑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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