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제목 '모범시민' 의 원제는 Law Abiding Citizen 이다.
즉 법을 잘지키는, 준법시민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준법 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 주인공에게 일어난 '그 사건' 이후로..)
"대디 대디~~" (의역하면 '압빵압빵')
무엇인가 기계를 고치는 데에 열중하고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카메라에 잠시 비쳐지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것 같은 딸과 사랑스러운 아내와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영화나 그렇듯 '평화→ 평화→ 평화' 로 가지 않듯이.
이 평화가 멈추는 시점이 온다.
다만 너무 빨리와서 조금 안타까웠다..
평화로운 가정에 들이닥친 강도들.
그들은 다짜고짜 집에 난입해 남편을 묶고,
남편이 보는 바로 앞에서 아내를 강간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모두 죽이고 떠나는 극악무도한 행위들을 한다.
(강간,살인하는 씬과같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의 수위는 참..날이갈수록 리얼해지고 심해지는구나
어느새 이런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쳐다보고 있는, 불감증이 생겨버린 내 모습도 아이러니하다.)
하루저녁에 모든것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절규는 보는 관객마저 그 아픔을 충분히 실감할 만큼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배우 제이미폭스 !!! 영화 RAY로 유명하다) 는 이 사건을 맡게된 담당검사!
극중 이해타산적이고 현실적인 검사로 나오는데 그 캐릭터가 시사하는 바는 꽤 크게 느껴진다.
(후에 자신의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것처럼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왜 주인공의 가족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생각해 주지 않는지(아니 못하는지)와 비교되면서, 양심에 털난 사람들의 대표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는 그 사건의 피의자와 모종의 사법거래를 하게 된다.
(정확히 어떠한 거래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습니다. 그저 닉도 어느정도 내키지 않는 모습을 잠깐씩 보이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발생할 불이익때문에 그는 결국 불법을 자행한다.
지금도 수많은 불법을 자행하며 자신은 정당하다 합리화하는 많은 '닉' 보고있나?)
원고 무죄판결을 유도하여 사건을 억지 종결시키는 검사 닉, 그리고 피의자의 모종의 거래장면
그 악수장면을 보게 된 '클라이드'.
그의 슬픈 눈빛연기. 참..
그의 연기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강한 그 무엇이 있는것 같다..
(예전에 영화 '300'에서도 그의 연기는 참 대단했지)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
살인현장에서 자신의 동료에게 살인은 하지말자고, 아이는 죽이지말자고 말하던 다른 강도 한명은
누명을 쓰고 사형에 처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누명이란 단순강도인데, 살인죄로 형이 가중되어 처벌을 받는 걸 의미)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안락사를 시행하는 과정중,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
독극물의 성분이 잘못 섞였는지, 극도로 고통스럽게 죽는 그.
알고보니, 클라이드의 복수였다.
그의 복수극이 시작되었다! 스빠르따~!!!!!!!!!!!!
그 뒤를 이어 쏘우를 방불케하는 장면이 등장.
그 눈앞에서 전기톱과 갖가지 무시무시한 공구들이 화면에 비춰지고,
"썩둑썩둑" "위이이잉" "으아아아아악!"
너무나 고통스럽게 진짜 범인을 죽이는 클라이드의 복수.
하나 의아한것은 자신의 범행장면을 카메라로 직접 녹화를 하는 모습..
(뭐지?)
아니 그런데 복수가 너무 빨리 끝났다?
이제보니, 그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었다.
그는 곧 경찰에 체포된다.
바로 자신이 찍은 그 영상때문에
하지만 그는 잡힌것이 아니라 일부러 잡혀준 것이었다.
10년전, 당시 가족의 살인사건을 어물쩡 넘겨버린 판사에게
그는 스스로 자신이 감옥에 갇힘으로써 알리바이를 만들어내고, 그 판사를 심판한다.
그에게는 함께 범행을 저지를 만한 동료하나 만들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는 듯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엄청나게 긴 땅굴을 혼자 파 놓고 일부러 저 감옥에 갇힌 것..
그리고, 자신의 복수극이 모두 끝나고..
자신의 딸이 줬던 선물을 손에 쥐고 그는 자살을 선택한다.
더이상 살 이유가 없다는 듯, 허무하고 가슴아픈 그의 표정.
이러한 모든 영화의 결말은 왜 매번 자살로 끝나는가.
이런 행태가 오히려 자살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자살을 미화시키고, 마치 게임에서 나가겠다는 너무나 쉬운 결정들..
이 힘겨운 여정은 모두 이기적인 욕심에서 비롯되었었다.
강도들의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욕심.
남의 재물을 탐하고, 남의 아내를 탐하고,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증인을 살해하고..
또한 자신들의 명예와 부를 위해 부정적인 거래를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꿔버리는 판결을 나게 한 사람들..
하지만 영화에서는 모범시민으로써 평범하게 살아온 주인공이
자기 가정이 무참히 짓밟히고 파괴되었음에도 그 범인들에대한 증오보다는,
'법'이 심판하지 않는 모습에 더 크게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범시민이 되면 오히려 손해본다.. 라는 것을 역설하고 싶었던 것일까?
악을 악으로 되갚는 행위는 결국,
내게도, 그에게도, 좋은 결과가 아님을 알면서도,
우리네의 모든 영화와 글, 심지어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은 그렇게 결론을 맺는다.
내가 모든 것을 잃으면, 너도 잃어야 한다.
내 모든 것을 빼앗은 너, 너 역시 다 빼앗겠다.
그 복수만을 위해 평생을 사는 수많은 영화속 주인공들.
아니,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 실제 주인공들..
우리는 그럼에도 '모범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부터 '지켜야' 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것이 아닐까.
'정의'로운 심판을 해야 할 '법'이 공정성을 잃었을 때.
'사랑'과 '나눔' '베품' '섬김' 의 표상이며,
'용서'와 '오래참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교회가 그 특성을 잃었을 때.
그 말로가 어찌 될 것인지에 대해 살짝 들여다 본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씁쓸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바꿀 수 있는 나의 미래와, 내 주변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